광주 이야기

쌀쌀한 날씨와 어울리는 홍차 추천 (feat. 광주 양림동 카페 ‘하원재’)

삼행시 광주 2020. 11. 25. 10:04

 

11월에 들어서고 부쩍 일교차가 커졌습니다. 찬 바람이 부는 요즘 날씨와 잘 어울리는 홍차를 소개하려 합니다. 홍차를 잘 접해보지 않은 분을 위해 먼저 홍차의 종류부터 자세히 알아볼까요?

 

 

■ 홍차의 종류

 

 

홍차란 건조하게 말린 찻잎을 볶은 후, 발효 과정을 거쳐 마시는 차를 의미합니다. 홍차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한 곳의 원산지에서 생산된 찻잎을 사용한 스트레이트 홍차(straight tea), 각기 다른 원산지의 찻잎을 섞어서 만든 블랜디드 홍차(blended tea), 홍차 잎에 과일 조각이나 꽃잎을 더해 향을 입힌 가향 홍차(flavored tea)가 있습니다.

 

 

■ 홍차 추천 3선 (얼그레이, 다즐링, 잉글리시 브랙퍼스트)

 

 

다양한 홍차의 종류 중 첫 번째로 ‘얼그레이’를 추천합니다. 얼그레이는 카페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대중적인 홍차입니다. 중국 홍차인 ‘랍상소총’을 구하기 어려운 유럽에서 비슷한 맛을 내기 위해 찻잎에 열대과일 베르가못 향을 입힌 ‘가향 홍차’인데요. 특유의 향이 강해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으니, 얼그레이를 마셔보기 전 먼저 과일이나 꽃향기를 은은하게 머금고 있는 가향 홍차를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음으로 스트레이트 홍차 중 ‘다즐링’을 추천합니다. 다즐링은 세계 3대 홍차 중 하나로,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지역 해발 1,200m에 위치한 다즐링이라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인데요. 가벼우면서도 머스캣 향이 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마지막으로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를 추천합니다. 잉글리시 브랙퍼스트는 보통 아삼, 실론, 닐기리 등의 찻잎을 블랜딩해서 만들지만, 브랜드에 따라 스트레이트로 만들어진 것도 있는데요. 이름에 ‘아침(breakfast)’이 있는 이유는 다른 차보다 카페인 함량이 높고 맛이 강해 아침에 많이 마시기 때문입니다.

 

 

■ 광주 양림동 카페 ‘하원재’

 

 

어떤 홍차를 마셔볼지 정했다면 이제 티룸에 방문해 직접 시음해볼 차례인데요! 광주 양림동에 가면 다양한 홍차를 종류별로 마실 수 있는 티룸이 있습니다. 바로 광주 양림동 카페 ‘하원재’인데요. 벽돌담 사이 빨간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홍차 전문점입니다.

 

 

양림동 하원재는 우월순 선교사 사택과 호남신학대학 아랫길 앞에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이 휴무일이고, 오전 11시 30분에 오픈해 저녁 9시 30분에 문을 닫는데요. 카페가 골목 사이에 있어서 주차 공간이 협소하니 이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넓은 유리창 너머로 무등산이 보이는 테이블에 앉아 잔잔한 클래식을 듣고 있으니 여유가 있는 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는데요. 설레는 마음으로 스트레이트 종류의 다즐링 퍼스트플러쉬(12,000원)와 가향 홍차인 1837 블랙티(10,000원)를 주문했습니다.

 

 

 

따뜻한 물로 데워진 찻잔을 한번 비운 다음, 다즐링 퍼스트플러쉬를 먼저 따라 마셔봅니다. 다즐링은 수확된 시기에 따라 퍼스트 플러쉬(대략 3~4월경), 세컨드 플러쉬(대략 5~6월경), 어텀널 플러쉬(우기 이후)로 나뉘는데요. 옅은 황금색을 띠며, 상큼하고 은은한 맛이 납니다. TWG 브랜드의 대표적인 1837 블랙티는 조금 더 진한 색으로, 가향 홍차답게 약간의 카라멜과 과일 향이 나는 듯합니다.

 

 

■ 함께라서 더 즐거운 티푸드 ‘스콘’

 

 

차를 즐겨 마시는 영국인들은 우유를 넣는 밀크티, 레몬 조각을 넣는 레몬티. 딸기를 으깨어 우려내는 딸기 홍차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차를 마시는데요. 홍차와 잘 어울리는 영국의 대표적인 티푸드는 ‘스콘’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 유래한 스콘은 담백하게 구워, 달콤한 과일잼이나 버터, 치즈와 곁들여 먹습니다. 하원재에서 차를 시키면 갓 구운 스콘이 함께 나오는데요. 단단하면서도 부수어 먹으면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스콘과 홍차가 참 잘 어울립니다.

 

[양림동 하원재 가는 길]

 

 

영국의 전 총리 윌리엄 글래드스턴은 “만약 당신이 우울하다면 차는 당신을 위로해줄 것이고, 만약 당신이 지치고 피곤하다면 차는 당신을 진정 시켜 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의 11월에 따뜻한 홍차를 마시며 차분히 생각도 정리하고, 다가올 12월은 포근한 겨울이 되길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