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이야기/일상 이야기

한 입에 쏙! 추석 차례상 음식 만들기 (육전, 새우 탕국)

삼행시 광주 2020. 9. 24. 10:14


저녁 바람이 제법 선선하고 일교차가 점점 커지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이글이글 타오르던 여름 태양이 힘을 빼고 알록달록 물든 낙엽에게 자리를 비켜주면 달콤한 추석 연휴가 찾아오죠! 음력 8월 15일 달빛이 가장 아름다운 추석,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노릇노릇 전 부치는 냄새로 집 안이 꽉 차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오늘은 제가 직접 추석 차례상 음식 ▲육전과 ▲새우 탕국을 만들어보겠습니다.



■ 명절에 왜 전을 부쳐 먹을까?



그런데 왜 명절에 전을 부쳐 먹을까요? 전()은 ‘달이다, 지진다, 졸이다’라는 뜻을 지녔는데요.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전을 ‘기름에 지져낸 꽃’이라는 의미의 ‘전유화(煎油花)’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고기로 만든 육전은 궁중뿐 아니라 민가에서도 명절, 잔치, 제사음식으로 다양하게 이용되었습니다.



요즘에는 꼭 명절이 아니더라도 육전을 쉽게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광주에는 즉석에서 육전을 부쳐 주는 전문 식당이 많은데요. 2019년 광주광역시에서 실시한 ‘광주 음식 공모전’에서 육전은 4위를 차지하여 ‘광주 7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 추석 차례상 음식 ① 육전 만들기



육전은 소고기를 얇게 포를 떠서 양념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밀가루와 달걀옷을 입히고 기름에 부쳐서 만듭니다. 소고기 부위는 주로 지방이 없는 우둔살, 홍두깨살 등을 쓰면 됩니다. 저는 홍두깨살을 얇게 자른 뒤 골고루 익도록 칼집을 내줬는데요. 키친타월 위에 손질한 고기를 올려 핏물을 제거하고, 숟가락으로 고기 표면에 간장을 살살 부어주었습니다.



다음으로 2개의 그릇을 준비합니다. 한쪽에는 달걀 3개를 풀어주고, 나머지 한쪽에는 찹쌀가루를 두었습니다. 간장으로 간을 한 소고기 양면에 골고루 찹쌀가루에 묻힌 뒤 달걀물에 풍덩 넣어주면 전을 부칠 준비가 끝났는데요. 달걀물에는 소금과 후추를 살짝 넣어 다시 간을 맞춰 줍니다.



약한 불에 기름을 충분히 두르고, 찹쌀가루와 달걀물을 묻힌 소고기를 올리면 지글지글 익는 소리가 먹음직스럽게 나는데요. 명절 분위기 물씬 나는 고소한 냄새까지 풍기니 정말 추석이 온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육전이 연노란색이 되도록 약한 불에 천천히 익혀주면 완성입니다.



■ 추석 차례상 음식  새우 탕국 만들기



탕국 역시 차례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사 음식인데요. 저희 할머니께서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음식 중 새우와 홍합을 넣고 끓인 맑은 탕이 가장 맛있었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어린 시절에는 형편이 어려워 명절이나 제사 때 비로소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무를 넣고 시원하게 끓인 국물이 시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난다고 하셨습니다.


육전과 더불어 할머니의 사연이 담긴 추억의 새우 탕국도 만들어보려 합니다. 재료는 무, 두부, 건새우, 건홍합, 대파, 고추를 준비했습니다.



홍합은 말린 상태라 미리 물에 불려줍니다. 무는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물을 넣은 냄비에 붓고 오래 끓여줍니다. 물이 끓으면서 무가 투명해지면 미리 불려 놓은 홍합과 새우를 넣습니다. 저는 이미 손질이 되어 있는 두절새우를 사용했기 때문에 조리 과정이 조금 더 간편했습니다.



진한 국물이 우러나는 동안 두부는 정사각형으로 자르고, 대파도 송송 썰어줍니다. 자른 두부와 대파를 넣고 5분 정도 더 끓여주면 새우 탕국 완성입니다!



추석이나 설과 같이 명절 아침에 지내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탕국은 집마다 혹은 지역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새우뿐만 아니라 소고기, 토란 등의 재료를 넣고 끓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추석 차례상에 올라갈 명절 음식을 직접 준비해보니 그 속에 숨겨진 정성이 더욱 크게 느껴졌는데요.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정성을 다하는 마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