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이야기

 


얼마 전, 미래들(FUTURES)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던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막을 내렸습니다. 4차 산업혁명에 이르고 있는 지금, 미래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는데요. 오늘은 반대로 미래가 아닌, 과거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민속품 박물관, <광주 비움박물관>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우리 전통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비움박물관은 2016년 3월 개관했는데요. 현대인의 생활 속에서 잊혀 가고 있기에 누군가에게는 반갑고,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과거의 모습,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까요?

 


광주 비움박물관은 전남여고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찾아가기 정말 쉬웠는데요. 주변에 주차 공간이 많지 않으니 버스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박물관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는데요. 관람료는 성인 10,000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고 합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라고 하니 방문하시기 전에 꼭 참고하세요!

 

 

■ 광주 비움박물관에서 우리의 전통을 찾아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

 


광주 비움박물관 관람은 계단을 통해 가장 높은 4층 또는 옥상까지 올라가 관람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오는 동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러한 관람 동선은 마치 박물관 건물 안에서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마치고 다시 현실세계로 나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전시관에 들어서기 전에 <세월의 뒤안길>이라는 시 한 편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자 이제 누가 흔들지 않아도 저절로 마음이 흔들리는 지나간 세월의 오솔길로 안내하겠습니다.’라는 첫 구절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설렘과 기대감을 줍니다.

 


저는 4층에서 계단을 통해 한층 더 올라가 옥상부터 둘러보았는데요. 광주 비움박물관 옥상에는 옛 시골집 마당처럼 모양도 크기도 다양한 항아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습니다. 따스한 햇살을 머금고 있는 항아리는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 같았는데요. 옛날엔 집집마다 장독이 있었지만, 아파트 중심의 생활양식과 기계의 발달로 요즘은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의 방과 부엌의 모습입니다. 여러분에게 이 모습들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광주 비움박물관을 방문한 몇몇 어르신들은 반가운 듯 물건들을 가리키며 잠시 추억에 잠기곤 했습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이러한 물건들을 접해보지 못한 저에게는 오히려 그 모습이 새롭게 느껴졌죠.

 


여느 박물관들과는달리 광주 비움박물관에 전시된 물건에는 설명이 쓰여있지 않습니다. 대신 곳곳에 물건과 관련된 시가 쓰여 있는데요. 모두 비움박물관 관장님께서 직접 쓰신 시라고 합니다. 비움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민속품들 또한 관장님께서 직접 수집하신 물건이라고 하는데요. 덕분에 관장님과 함께 박물관을 둘러보며, 각각의 물건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하나의 미술 작품으로 재탄생한 전통 생활용품

 


광주 비움박물관에 전시된 옛 물건들은 생활용품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제각각 두께와 길이가 다른 홍두깨들이 모여 만들어낸 물결은 홍두깨 두드리는 소리의 파동처럼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박물관 곳곳에서는 현대미술 작품 같은 전시품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막사발, 베개 등의 생활용품을 여러 개 진열해놓았을 뿐인데, 멀리서 보면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우리의 옛 물건들은 하나하나가 정교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이들을 한 데 모아놓는 것만으로도 또 하나의 예술작품이 탄생하는 것 같습니다.

 


동양화처럼 보이는 벽면의 작품은 사실 캔버스에 이불과 베개로 장식한 것인데요. 비움박물관을 찾는 예술가들도 이 전시품을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쉽게 버려지는 옛 물건을 이용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새활용, 업사이클링이 아닐까요?

 


박물관 관람을 모두 마치면 노트에 간단한 소감을 남겨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따뜻한 차도 한 잔 내어주시는데요. 차를 마시며 관장님과 함께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습니다.

 


이영화 관장 / 광주 비움박물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구적인 것과 새것만을 추구하며 우리의 전통과 옛 것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광주 비움박물관은 버려지는 물건들을 하나 둘 모으기 시작하여, 45년간 수집해온 수만여 점의 전통 생활용품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인데요. 특별기획 전시 및 강연 프로그램 등을 함께 마련하고 있으니, 꼭 한 번 들리셔서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과 옛 것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고리타분하게만 생각해왔던 민속박물관에 대한 편견을 깨준 비움박물관은 관람 후에도 많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광주 비움박물관의 비움은 ‘비어있는 아름다움’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만 하고 있다면, 투박하지만 아름다운 전통을 간직한 비움박물관에 잠시 멈춰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광주 비움박물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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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대의동 2-1 | 비움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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